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 리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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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死色)에 대한 사색(思索)
최근 건축의 Exterior와 주거목적의 실내건축에서 흰색 위주의 배색이나 흰색계열의 무채색 배색이 주를 이루고 있다. 10~20년 전의 무게감 있는 건축 트렌드와는 대조적이다. 내가 작업하는 디자인에도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변하고 있었다. 이렇게 시각적 무게감이 가벼워진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 간결해졌을 것이며 그 저변에는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중심층이 3~40대의 젊은 세대로 교체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는 공상영화의 미래도시에서 무게감 없는 사이버틱한 컬러들로 기계적이며 간결한 느낌도 이미 익숙하다. 컬러는 이렇게 우리와 시간을 타고 강물처럼 흐른다.
2003년 준공된 강남 교보빌딩과 2016년 준공된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컬러의 흐름을 살펴봤다. 강남 교보빌딩의 특징은 단연 암갈색의 외벽 컬러이다.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것으로 건축가의 감성이라기보다는 까다로운 건축주의 요구를 반영했을 것이다. 18년 전 강남의 스카이라인을 갱신했을 뿐 아니라 짙은 암갈색의 강렬함은 주변의 건축물들을 짓누르는 건축생태의 불균형을 초래했고 상대적으로 교보빌딩은 주변을 압도하게 되었다. 마치 말티즈 무리에 핏불테리어 한 마리가 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강남 교보빌딩 완공 후 13년이 지나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었다. 약7조원의 건축비로 악명이 높지만 Exterior의 컬러는 은회색으로 시각적 무게감이 강남 교보빌딩과 극한 대조를 보인다. 이 두 세기적 건축의 공통점은 자본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것이다. 만약 롯데월드타워마저도 짙은 암갈색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할 일이다.
건축에서 화룡점정은 단연 컬러이다. 컬러는 직관적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건축에서 다양한 컬러가 사라지는 것은 사회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활동 자체가 인생의 목표였던 지난 과거와는 달리 질 높은 삶을 지향하는 현대인들은 경제활동에도 최선을 다하지만 개인의 행복할 권리를 놓치지 않는다. 사회활동의 공적공간과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사적공간을 확실하게 구분함으로서 정신적 청정지역을 분명히 했다. 그 공간에 어찌 세속의 유희적인 컬러가 들어 설 수 있겠는가!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 리노베이션]
건축정보 : 공급면적 109㎡(33평)의 다각형 구조
공사내용 : 도어리폼(목공.필름), 현관중문(그랑지 양개도어.문다소), 목공사(가벽 및 원목 간살파티션), 전기.조명, 타일(거실.주방 폴리싱타일).도기, 필름, 도장, 실크벽지, 강마루(나투스진 사하라라이트-동화자연마루), 가구(싱크대, 수납장, 신발장 등-퍼니펀) 및 기타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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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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